아마레(Amare)의 나라, 이탈리아
90년대 초, 로마에서 유학하던 시절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그 시기, 로마는 ‘내 인생의 광야’였다. 딸은 어렸고, 엄마 손을 매우 필요로 했다. 같은 시기에 남편이 결핵으로 피를 토하며 병원으로 실려 가 긴 시간 투병 생활을 했다. 아직 돌이 되지 않은 딸을 맡길 곳, 내가 일할 곳이 당장 필요했다. 한 건물에 살던 이웃들은 내게 실질적인 정보를 주지 못했고, 나는 다니던 본당에 가서 주임 신부님께 부탁했다. 우선 아기를 맡길 곳이 시급하다고 청했다. 바로 그날 저녁, 본당에서 몇몇 교우가 우리집을 찾아왔다. 빈센트회 회원이라고 했다. 그들은 바티칸 박물관 앞에 있는 스페인 수녀님들이 하는 유료 탁아소를 소개해 주었다. 사설이라 꽤 비싼 비용을 내야 하는데, 내 사정을 봐서 무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