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칼레궁전은 라틴어 둑스(Dux), '우두머리'가 살았던 집으로, 1308년부터 만토바를 통치한 가문의 거주지였다.
처음 도시를 통치한 것은 보나콜시(Bonacolsi) 가문이었고, 이어서 곤차가(Gonzaga) 가문이 끝나는 1708년까지 만토바의 백작, 영주, 후작, 공작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기존 건물에 날개를 하나씩 연결하여 건물의 크기를 키웠다.
궁에는 500개가 넘는 방과 7개의 정원, 8개의 안뜰(중정)이 있다.
여기선 핵심적인 몇 곳만 소개하겠다.
부부의 방(Camera degli sposi)
이 방으로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은 사실 옆에 있던 기존의 건물과 연결하는 구실을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방들을 위해 루도비코 2세는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와 루카 판첼리를 불렀다.
뒤이어 곤차가 궁전에서 궁정화가로 있던 안드레아 만테냐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을 장식하도로 했다. 1400년대 르네상스 프레스코화 중 최고로 손꼽히는 이 작품들은 1465~74년 루도비코 3세 곤차가의 의뢰에 따라 이루어졌다.
방 전체를 그림으로 도배하여 흔히 “칠한 방(Camera dipinta)”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림의 주제는 루도비코 2세 곤차가 집안이 그의 아들 프란체스코가 추기경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다. 그래서 루도비코 2세 부부와 그의 자녀들, 당시 가문에 있던 난장이와 손님들까지 총출동한다.
이 방에서 눈에 띄는 몇 가지 작품을 소개한다.
두칼레궁전 박물관
이 궁전 복원공사 중에 발견된, 궁전에서 사용했을 걸로 추정되는 모자, 남녀 슬리퍼, 장갑 등이 유리관 속에 진열되어 있다.
여기에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그림, 모로네 작 “보나콜시 가문의 추방”이 있다.
성 조르조 성채 내 중정
지금은 비석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곳은 1300년말에 건설된 기존의 건물을 루카 판첼 리가 1470년에 리모델링했다.
성 조르조 성채 내부에 있는 비석 박물관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치마 다 코넬리아노의 제단화가 한동안 발길을 붙잡는다.
강의 신들의 방(Sala dei Fiumi)
“곤차가의 아라스” 혹은 “테피스트리가 있는 아파트”
4개의 방이 이어진 이곳에는 방마다 세련된 양식의 테피스트리가 3개씩 걸려 있다. 모두 성경 속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소성당에 걸었던 라파엘로의 밑그림과 같은 양식으로, 라파엘로가 그린 밑그림 위에 플랑드르의 방직업자들이 짠 것이다. 1552년 에르콜레 곤차가 추기경이 브뤼셀에서 구매하여 가지고 왔다.
3시간 가량, 두칼레궁전을 둘러보고 나오니 샛별이 궁전 앞 광장에서 우리를 맞았다.
뭔가 뿌듯한 기분,
푸른하늘, 맑은 공기, 길바닥에 깔린 차돌들도 오늘은 한 마디씩 할 것만 같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이런 거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