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azzo del Te는 만토바 시 남쪽, 넓은 공원을 끼고 앉은 르네상스 양식의 궁전이다. 1524-34년 만토바의 후작 페데리코 2세 곤차가가 라파엘로의 제자 줄리오 로마노에게 의뢰하여 지었다. 건축과 프레스코화 대부분이 줄리오 로마노의 작품이다.
건물의 이름 테(Te)는 중세기 때 이 지역을 부르던 이름 ‘테제토(Tejeto)’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그보다 더 오래전에 이 숲속에 ‘오두막(라틴어 attegia)’들이 있어, 그 말에서 온 ‘테쟈(tegia)’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차(te)’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다.
페데리코 2세는 부친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이곳을 말 훈련소로 쓰다가, 부친이 사망하자 여가, 휴식, 축제, 각종 리셉션을 위한 장소로 바꾸어 애인 이사벨라 보스케티와 함께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항상 동경하던 로마식 빌라의 안락함과 세련미를 이곳에 구현하고자 로마인 건축가며 화가 줄리오 로마노를 불렀다.
줄리오 로마노는 원래 이 지역이 습지대인 걸 고려하여 자연적인 요소와 건축 요소를 번갈아 활용함으로써, 각 방과 건물들의 정면을 웅장하게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모든 상상력과 기술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이제 방들로 들어가 보자.
물론 여기에는 줄리오 로마노의 협력자들로 많이 참여했다. 그중 Giovan Francesco Penni는 함께 바티칸 라파엘로의 방을 장식했던 오랜 동무기도 했다. 그 외에도 Raffaele Albarini, Giorgio Anselmi, Francesco Primaticcio, Fermo Ghisoni, Gerolamo Staffieri, Benedetto Pagni… 등이 이 궁전 장식에 참여했다.
Sala delle Imprese는 곤차가 가문의 업적을 표현한 것으로, 올림포스 산과 연관이 있다. 올림포스의 신들이 문화를 건설한 것처럼 곤차가 가문이 이곳 만토바에 집을 짓고 마을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여기 등장하는 녹색 도마뱀은 사랑의 열정과 감상적인 고통을 의미한다.
태양을 상징하는 좌측 소년의 엉덩이가 너무도 확연해서 웃음이 나왔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한 남녀, 태양과 달의 묘사가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독수리의 방" 천장 한가운데는 태양신인 아버지를 졸라 태양을 끄는 마차를 몰다가 통제력을 잃자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추락하여 죽은 파에톤 이야기가 있다. 르네상스 시기에 이 이야기와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는데, 중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거인들의 방(Sala dei Giganti)"는 내가 이번 여행에서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었던 방이다. 소용돌이치는 바닥으로 천장 중앙에 있는 제우스가 불벼락을 던져 거인들과 전쟁을 하고 있다.
이 작은 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일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모두 요지경속인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위대한 작품에 낙서를 남긴 앞서 지나간 관광객들에 인상이 찌푸러졌다.
궁전을 다 보고 나오는 마지막 방들에는 현재 "팔라초 델 테 시립 박물관(Museo civico di Palazzo Te)"이 있다. 한때 곤차가 가문에서 찍어낸 화폐와 만토바 인근에서 발견된 각종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이 도시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만토바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이 궁전에서 이탈리아 북부지역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를 만나보기를 바란다.^^